세계의 홍수 전설

김희택, 박진호
2004-06-23

세계의 홍수 전설


문 :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대홍수의 전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답 : 신화(神話)란 태고에 일어난 대사건이나 초월적 존재의 행위 및 운명에 관한 서사시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화는 먼 옛날부터 조상 대대로 꾸준히 전승되어 왔다. 신화들은 우주나 인간의 창조(創造), 낙원(樂園), 원죄(原罪), 죽음의 기원(起源), 그리고 대홍수(大洪水)를 다루는데, 지구의 어느 한 지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퍼져있다. 수많은 신화는 경전과 더불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각종 사료(史料)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이루어진 고고학적인 발견은 서사시나 종교적 경전속에 묘사된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사실임을 명백히 밝혀주고 있다. 이것은 조금도 불가사의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전과 신화는 민족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내용을 담을 때, 실제 있었던 사건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그리스의 소경 시인 호머(Homer)가 쓴 호메로스에 등장하는 트로이 성(城)을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은 한갓 '전설 속의 도시' 로만 알고 있었으나, 1870년 독일의 고고학자 슐리이만에 의해 트로이 성이 발굴되어 '전설 속의 도시' 가 '실제 있었던 도시임!' 을 증명하였다. 

그렇다면 성경 창세기에 나와있는 노아의 홍수는 과연 어떠할까? 즉 ”노아 육백세 되던 해 이월 곧 그 달 십칠일이라 그 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들이 열려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더라”(창세기 7:11~12)는 내용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지구상에서 일어났던 인류 역사상의 사실이었을까? 

그런데 이와 유사한 내용이 수메르의 점토판에 쓰여져 있다.

”아침에 비가 내리고 또 내렸다. 나는 밤에도 장대비가 내리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나는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그 두려움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첫째 날에는 남풍이 무서운 속도로 불었다. 사람들은 전쟁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고 앞을 다투어 산 속으로 달아났다. 다른 사람을 구할 엄두도 못낸 채 정신없이 달아났다”

이것은 인류를 전멸시키기 위하여 신이 불러일으킨 홍수이야기다. 

거의 모든 생명을 앗아갔다고 하는 대홍수의 전설은 단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지방뿐 아니라, 이집트의 경전, 인도 산스크리트어의 고서, 태평양 여러 민족의 민담, 우리나라 태고의 기록에서도, 남북아메리카 원주민과 유럽의 토착민들의 전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대홍수의 전설 

이처럼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는 세계각지에 널리 산재해 있다. 영국의 인류학자 프레이저(1854~1941)는 북중남 아메리카의 130개 인디오족 중 대홍수를 주제로 한 신화를 가지고 있지 않는 종족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고대 멕시코의 문서 가운데 하나인 '티마르포포카 그림문서' 에서는 대홍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다.

”하늘이 땅에 다가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산도 물 속으로 숨었다. 바위가 땅위에 모든 것을 뒤덮고 테트존트리(구멍이 많이 난 용암으로 멕시코에서 많이 쓰이는 건축자재의 일종)가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끓어오르고, 붉은 산이 춤추며 위로 솟구쳐 올랐다” 

오늘날 과테말라에 살고 있는 인디오인 키체족이 가지고 있는 '포플 부흐'라는 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다.

”대홍수가 일어났다.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검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사람들은 죽을힘을 다해 달아났다. 어떤 사람들은 지붕으로 기어올랐지만 집이 무너져 땅으로 떨어졌다. 또 그들은 나무에 매달렸지만 나무는 그들을 흔들어 떨어뜨린다. 또 다른 사람들은 동굴 속에 피난처를 찾았다. 그러나 동굴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아 버렸다. 이리하여 인류는 멸망했다” 

대홍수 전설은 아마존강의 인디오에게도 대대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의하면

”어느 날 천지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무서운 소리가 났다. 만물이 암흑 속에 잠긴 뒤에 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는 만물을 휩쓸어 버렸고, 온 세계가 물에 잠겨 버렸다” 고 한다. 

또한 브라질 한 전설에는

”물이 점점 차 올라 모든 것이 물 속에 잠겼다. 암흑과 큰 비는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은 어디로 달아나야 좋을지 모른 채 우왕좌왕 달아났다. 가장 큰나무를 보고 이것을 타고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 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고 한다. 

이번엔 북아메리카로 올라가 보면 알래스카의 트린키트족의 전설은 홍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살아남은 몇 사람이 카누를 타고 산 정상으로 올라가 소용돌이치는 물 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곰과 늑대가 격류를 헤치고 사람이 탄 카누로 헤엄쳐 왔지만 무정한 인간들이 창과 노로 쫓아버렸다”.

남아메리카의 전설에도 북아메리카의 전설에 나오는 광경과 똑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전설은 주로 대홍수에 관한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사람들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목숨을 건진다. 

이상이 여러 민족들에 전승된 수많은 홍수 전설의 개괄적인 사항이다.

 

대홍수 전설의 특이한 공통점 

① 신의 경고

이러한 홍수전설에서 주목할 점은, 사건의 보편성 외에도 지역과 지역간에 수천 수만 킬로미터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어떤 점에서는 기막힐 정도로 일치한다. 

예를 들면 거의 모든 경우 홍수에 대해서 재앙을 일으키는 신이 나타나 선택받은 일정한 사람들에게 대홍수에 대하여 경고한다. 노아의 하나님과 마찬가지로 바빌론의 서사시에는 물의 신 에어가크시토로스 국왕에 대해 다가올 홍수에 대해서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발의 아들 토우토여, 너희 집을 부수어 배를 만들라. 재산을 돌보지 말고 만일 생명을 구한다면 그것만을 기뻐하라. 배에 온갖 동물을 싣는 것을 잊지마라.” 

아즈텍의 고서에서도 신이 이것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용설란(멕시코 원산의 관상식물)으로 술을 담지 말라. 그리고 커다란 배를 만들고 트소스톤트리(3월달을 의미)가 되어 물이 하늘까지 차 오르면 그 통나무배를 타라.” 

성서를 통해 하나님이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처럼 바벨론의 신 에어, 아즈텍의 신, 노아의 하나님처럼 인도의 신 비쉬누도 다가올 홍수에 대해 경고한다. 

② 생명을 건진 남자와 여자

두 번째로 공통된 점은 신의 경고를 받아들여 목숨을 건진 사람은 반드시 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두 사람(남자와 여자, 혹은 자식을 데리고)이라는 사실이다. 성경의 노아와 그의 처,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데우칼리온과 피라가 그들이다. 또 아일랜드의 서사시에 나오는 비트와 빌렌, 웨일즈의 전설에서는 듀에이엔과 듀에이위티가, 바스크인 전설의 조상인 남편과 아내도 그러하다. 똑같은 양상이 대서양의 반대편에서도 보인다. 북아메리카의 인디오, 아즈텍인, 브라질의 인디오의 전설에도 항상 홍수 속에서 목숨을 건진 사람이 남자와 여자이다. 

다음으로 공통되는 특징 점은, 신의 경고를 받아들여 홍수에서 목숨을 건진 사람이 갖가지 동물을 데리고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성서의 노아와 마찬가지로, 수메르 서사시의 주인공 길가메시, 인도의 마누, 보르네오의 트로우, 북미 인디언의 에토시, 고대 멕시코의 나타 등이 그러하다. 

③ 산에 정박한 배

홍수로 불어난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목숨을 건진 사람은 물 속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나타낸 산꼭대기에 상륙한다.

 ”나틸산에 이르러 배가 멈추었다 나틸산이 배가 나아가는 것을 막았다. 배는 움직일 수 가 없었다”

『길가메쉬 서사시』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던 산의 경우는 오늘날 터어키와 러시아 국경지대에 있는 아라랏산이다. 또한 그리스 홍수의 주인공 데칼리온의 경우에는 오프리산(또 다른 이름은 팔나소스산)이, 홍수에서 목숨을 건진 남태평양의 타이트인 선조의 경우에는 피트히트산의 정상이고, 한국에 있어서는 오늘날 중국에 있는 아란산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홍수설화에는 방주는 아니지만, 이와 유사한 반드시 배들이 언급되는데, 이런 배들은 신의 경고로 말미암아 건조되고 홍수가 끝나면 산의 정상에 남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④ 홍수 후에 나온 새와 무지개

유사점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성서에는 대홍수가 끝났는지를 알기 위해서 방주에서 새를 날려보낸다. 비둘기가 올리브 나무의 가지를 부리로 물어오면 이것은 홍수로 인해 물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수메르의 홍수전설의 주인공도 노아처럼 육지가 나타났는지를 알기 위해서 새를 날려보낸다. 서인도 제도, 중앙아메리카 및 북아메리카의 인디오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홍수전설의 주인공들도 성경의 노아처럼 행동한다. 즉, 물이 빠지자 날려보낸 새가 부리로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온다.

예수님이 지상에 오시기까지 2000년 이상이나 성경을 읽고 있는 인류는 홍수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무지개가 하늘에 걸린 것을 알고 있다. 앞서 길가메시의 서사시가 새겨진 점토판이 고고학적으로 발굴됨으로써 성경 속의 무지개 이야기는 신빙성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연달아 일어나는 재미있는 사실은 아메리카 인디안의 전설과 경전, 그리고 태평양의 폴리네시아 신화속에도 무지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왜일까?

성경 창세기의 기록과 고대 수메르의 전설에서처럼 아메리카와 태평양의 신화에서도 하늘에 걸린 무지개는 홍수가 끝났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⑤ 신의 진노를 얻다

무지개 이야기 못지 않게 경이적인 유사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멕시코 아즈텍인의 전설에서는 티틀라카판 이라는 신이 나타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다가올 대이변에 대해서 경고하고 방주를 만들라고 충고한다. 다른 신들은 인간이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물이 빠지자 나타와 그의 처가 불을 지펴 물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물고기를 굽는 냄새가 하늘에 다다르자, 신들은 인간 중의 누군가가 살아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누가 불을 피우고 있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늘을 그을리는가?' 하고 신들은 부르짖었다. 분노한 신들은 인류를 말살시키는 작업을 완성시키려 했지만, 티틀라카판신이 목숨을 건진 인간을 살리자고 부탁한다. 성경에서도 노아가 불을 피워 재물을 구우며, 하나님은 이 냄새를 맡고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성서의 한 구절이 나온다. 바빌론의 신화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홍수 뒤의 제물을 굽는 냄새를 맡은 신들은 파리떼처럼 모여든다. 이 냄새를 맡은 신들은 누군가 한 사람이 그의 아내와 함께 살아남았다는 것을 깨닫고, 멕시코의 신처럼 대단히 분노하여 살아남은 인간을 죽여 없애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다가올 홍수를 인간에게 경고한 물의 신 에어가 등장하여 이 신의 중재에 의해 인간들의 생명을 건진다.

지금까지 이러한 각지에 남아있는 동서양의 홍수전설의 유사점들을 미루어볼 때, 그 근저에는 인류의 기억에 깊은 각인을 남긴 어떤 실제적 사건이 존재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노아와 그의 가족에서부터 시작하여 바벨탑의 혼란에 의해 노아의 후손들이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되고, 각 대륙과 섬들에 정착한 노아의 후손들이 각기 뿌리를 내린 지역의 문화나 풍토성에 영향을 받아 창세기 홍수와 방주의 기본골격은 어느 정도 유지한 채 지역과 민족성에 따라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내려왔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원전(原典)에서 광이 윤색되고 변질되는 형태로 구비전승(具備傳承)되면서, 종국적으로 원래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홍수이야기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홍수전설로 남게된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면 태평양의 피지섬에선 창세기에 나오는 직사각형의 방주(Ark) 형태가 피지섬 원주민들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고 생활에 유용하게 쓰이고 가장 친숙한 카누(Canoe)의 형태로 변색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홍수전설의 분포도가 EXPO 창조과학전시관 노아 홍수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전시관 옆으로 통하는 영화관에선 대홍수의 장면을 실감 있는 스크린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금년이 다 가기 전 한번쯤은 꼭 들려주기를 바라면서...

 


*참조 : 700+ Flood Legends, Stories, Myths From Every Tribe in the World
http://powerpointparadise.com/blog/2015/10/flood-stories-from-around-the-world/



출처 - 창조지 제 87호 [1993. 7~9]

구분 - 3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268

참고 : 4203|2104|299|268|3945|4237|1799|1795|1427|512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26길 28-3

대표전화 02-419-6465  /  팩스 02-451-0130  /  desk@creation.kr

고유번호 : 219-82-00916             Copyright ⓒ 한국창조과학회

상호명 : (주)창조과학미디어  /  대표자 : 박영민

사업자번호 : 120-87-70892

통신판매업신고 : 제 2021-서울종로-1605 호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26길 28-5

대표전화 : 02-419-6484

개인정보책임자 : 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