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선천’도 ‘유전'도 아닌 과학적 이유 1
길원평
동성애의 정의
동성애의 정의에 대해서 학자들 간에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을 때에 동성애자로 분류한다. 첫째 마음 안에 동성을 향한 성적끌림(sexual attraction)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서 동성과의 성관계(sexual behavior)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 자신을 동성애자로 인정하는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sexual identity)을 가지는 것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할 때에, 위의 세 가지 특징 중에서 어느 정도까지 가지는 것을 동성애자로 볼 것이냐에 따라 설문조사의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질 때에 혹은 셋째 특징인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질 때에야 동성애자로 간주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은 값을 가지게 된다. 반면에 첫째 특징인 성적 끌림만 있을 때에도 동성애자로 간주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큰 값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하는 주체가 동성애자의 비율을 많게 하고 싶어 하느냐 또는 적게 하고 싶어 하느냐에 따라 설문조사에서 동성애자로 간주하는 기준을 다르게 한다.
첫째 특징인 성적 끌림은 주관적인 생각이기에 어느 정도 모호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공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첫째 특징만 가지고 있을 때에도 동성애자로 분류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을 과장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둘째 특징은 실제로 행동을 옮겨서 성적관계를 맺고 있기에 좀 더 분명한 동성애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적관계를 얼마나 주기적으로 반복하느냐에 따라 동성애자로서의 확실성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어린 시절의 단순한 성적 호기심에 의해서 동성과의 성적관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특징은 자기 스스로 동성애자로 인식하는 단계에 들어와 있기에, 어느 정도 깊이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이 있는 경우에만 동성애자로 간주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은 적어진다.
쉽게 비유를 들어서 설명을 하면, 첫째 특징은 가끔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단계에 대응이 되며, 둘째 특징은 실제로 술을 주기적으로 마시는 단계에 대응이 되며, 셋째 특징은 자신이 술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 인식을 하는, 즉 알코올중독환자와 같은 단계에 대응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남성 동성애자는 구강섹스와 항문성교를 함으로써, 여성 동성애자는 구강섹스와 성구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의 성기를 자극하고 성적쾌감을 느낀다. 동성애에 대한 대조용어로서 남자와 여자와의 성적관계를 이성애라 부르고, 동성애와 이성애를 함께 하는 경우를 양성애라고 부른다. 최근 들어서 학자들은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를 총칭하여서 성적지향이라고 부른다.
외국의 동성애자 비율
동성애자의 비율을 학문적으로 조사한 최초의 학자는 알프레드 킨제이이다. 킨제이는 원래 흑벌을 연구하였던 동물학교수이었는데, 1948년에 53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하여서 ‘남성의 성적 행동’(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이란 책을 출판하였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하여 오랫동안 연구조사를 수행하였으며, 그 내용도 엄청나게 방대하다. 이 책은 즉각 서구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 이후의 성적행동 연구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는 이 책에서 미국 남성의 13%가 16세에서 55세까지 최소 3년 동안 동성애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이 수치는 동성애 성향을 반영하며, 남성 간의 성행위나 동성애적 행위에 관한 공상을 한다는 것이다. 1953년에 쓴 ‘여성의 성적 행동’ 이란 책에서는 여성 동성애자가 7%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킨제이 자신이 이성애와 동성애를 함께 즐긴 양성애자이었으며, 근친상간, 어린이나 동물과의 성행위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성행위를 비호하였다. 그리고 그는 성에 가해진 문화적· 종교적 제한에 대해 격분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수백 명의 남성 매춘부, 1200명의 성범죄, 변태적인 성정체성으로 악명 높은 고등학교에 소속된 300명의 학생, 많은 숫자의 소아애호자, 노출증환자, 교도소의 수감자 등으로 최소한 전체 표본의 1/4 을 차지하도록 하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유아와 어린이 중 수백 명에게 오르가즘을 느끼도록 손과 입으로 자위행위를 시행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5300명의 남성이 대상이 된 킨제이의 결과는 교묘하게 왜곡이 되었으며 그가 원하였던 것처럼 동성애자의 비율이 과장되어졌다. 그는 과학적인 객관성을 유지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그가 책을 쓴 목적은 남녀 간의 사랑인 이성애가 성적행동의 표준이 아님을 증명하고 이성애자들에게 동성애적 경험을 조장하려는 것이었으며 그 목적은 달성되었다.
록펠러대학의 Bruce Voeller 교수는 킨제이 결과를 사용하여서 인구의 약 10%가 동성애자라고 강조하였으며, 이 사실을 매스컴, 국회, 법원, 교회, 정신과 의사 등에게 널리 퍼트렸다. 그 결과, 미국에서 1980년과 1990년대에 인구의 10%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실이 되었으며, 법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때에도 그 왜곡된 사실이 고려되었다. Bruce Voeller교수는 나중에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현대 동성애 인권단체의 창시자가 되었다.
네일 와이트헤드와 브라이어 와이트헤드가 공저한 ‘My Genes Made Me Do It! Homosexuality and the scientific evidence'이란 책에서 저자는 198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수행되었던 여러 설문조사결과를 수집하였다.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기준은 설문조사를 하기 전의 12개월 동안에 행하였던 성관계로써 정하였다. 그 설문조사의 결과를 요약하면, 남성 동성애자의 평균값은 약 1%이며, 여성 동성애자의 평균값은 약 0.6%이다. 그래서 남녀를 합했을 때에는 동성애자가 대략 0.8%라고 볼 수 있다. 남성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합한 수치의 평균값은 약 2.9 ± 2.0%이고, 여성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합한 수치의 평균값은 약 1.8 ± 1.3%이다. 그래서 남녀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합했을 때에는 대략 2.4%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에서 설문조사를 한다면, 킨제이가 얻었던 것처럼 10%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2000년 이후로는 설문조사가 과학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등의 정부에 의해서 시행되고 있다. 이 결과들은 크게 변하지 않으며, 위에서 우리가 언급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 결과들로부터 킨제이의 결과가 확실하게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과장을 알았다 하더라도 서구 사회에서는 동성애가 이미 확산된 후이며 동성애자의 숫자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증가하여서 하나의 압력단체를 이루어 세력을 형성하였기에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행하였다. 그러기에, 초기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동성애자 비율
한국에이즈연맹은 1996년 9월에 낸 보고서에서 국내 동성애자 현황파악은 어렵다고 전제한 뒤 전국의 게이바 등의 실사를 기초로 동성애자의 수를 11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중에는 적극적 동성애자 1만 명에 한 두 번의 동성애 경험이 있거나 없더라도 게이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과정 중에 있는 소극적 동성애자가 포함됐다. 1995년도 인구조사의 결과를 이용하면 전체 남성인구가 2239만 명이기에, 적극적 동성애자는 전체 남성의 0.04%이고 소극적 동성애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남성의 0.49%가 된다. 한국성과학연구소가 2003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 남성 2,000명을 설문 조사하여서 그 중 1,613 명을 분석한 결과, 자신을 동성애자로 밝힌 비율은 0.2%이고 양성애자로 밝힌 비율은 0.3%이고 동성애 경험이 있는 비율이 1.1%이었다. 한국성과학연구소가 2011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하여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성의 1.1%와 여성의 0.3%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동성애 경험이 있는 남성의 비율이 1.1%로 2003년과 2011년이 동일하기에, 최근 들어서 동성애자의 비율이 거의 변동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현재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남성은 2003년의 결과처럼 0.2%일 것으로 보아도 될 것 같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성의식조사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서울 이외의 지역은 보수적이기에 전국적인 조사를 한다면 동성애자의 비율이 위에서 구한 값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이 되며, 서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1/4임을 감안하면 남성 동성애자의 비율이 전체 남성의 0.1%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1996년의 전국적인 조사에서 적극적 동성애자가 전체 남성의 0.04%인 것과도 부합한다. 따라서 2010년도 인구조사의 결과를 이용하면 전체 남성인구가 2417만 명이기에 현재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남성은 대략 2만4천 명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2011년 조사에서 여성의 동성애 경험자가 남성의 동성애 경험자의 약 1/4이기에,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여성은 남성 동성애자의 1/4 수준인 0.03%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도 인구조사 결과를 이용하면 전체 여성인구가 2441만 명이기에, 여성 동성애자는 대략 7천 명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한국의 총 동성애자의 수는 대략 3만 명 이하일 것으로 추정되며, 동성애자의 비율은 대략 0.06%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치는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자의 비율이며, 한 두 번의 동성애 경험을 한 자들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많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동성애자들의 수가 많지 않기에,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동성애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으면, 동성애자의 숫자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증가하여서 하나의 압력단체를 이루어 서구 사회와 같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나아간다.
동성애는 유전? 일반적 사실에 의한 반론
어떤 행동이 유전에 의한 것이란 말은 그러한 행동을 하도록 하게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유전자는 세포핵 안의 DNA에 있으며, 인간의 DNA는 약 1.8m 이다. DNA는 프로그램이 내장된 아주 작은 컴퓨터라고 보면 된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서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생성된 한 개의 세포로 된 수정란이 분열하여 100조 개의 세포로 된 몸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100조 개의 세포가 똑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독특한 기능을 수행한다. 심장, 간, 위장, 두뇌 등 각각의 장기는 수백억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전체적인 생명 현상을 유지한다.
이 모든 것이 단 한 개의 세포가 분열하여 생겨났으며, 분열하는 과정에 여러 모양으로 바뀌어져 적당한 위치에서 적당한 크기가 된 후에 분열이 멈추게 된다. 한 개의 세포가 분열하여 몸이 되는 과정이 DNA에 의해 전체적으로 조율된다고 추측한다. 즉 DNA는 굉장히 정교한 설계도라고 볼 수 있다. DNA는 이중 나선구조를 가진 화학 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긴 사다리를 나선모양으로 꼬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긴 사다리 모양의 DNA에 엄청난 정보가 보관되어 있고, 그 정보에 의해 한 개의 세포에서 100조 개에 달하는 세포로 분화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부모의 형질을 자식에게로 전달시켜서 부모와 닮은 자녀가 태어나게 만든다. 유전자의 일반적인 역할은 단백질생성에 관여하며, 우리 몸 안의 모든 구조를 결정한다.
그런데 유전자는 일반적으로 여러 다른 유전자들과 상호 연관되어서 작동을 한다. 한 유전자가 발현하기 위해서도 여러 다른 유전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떤 때는 20개 이상의 유전자들이 한 유전자의 발현에 필요하다. 즉, 한 유전자가 독자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물며, 많은 다른 유전자들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최근에 효모의 268개 유전자들 사이에 567개의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유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생명체의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데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하게 된다. 물론 아주 단순한 생명체의 행동양식은 한 두 개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관련유전자를 임의로 제거 또는 치환시키고 선택교배를 하면, 그 행동양식이 한 두 세대 안에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sandhopper의 섭식 행동은 복잡한 당을 간단한 당으로 바꾸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 즉, sandhopper가 가진 유전자가 어떤 종류의 복잡한 당을 바꾸는 효소를 만드느냐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 달라진다. 만약 그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더 이상 부모가 좋아하던 음식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단순한 생명체에 대해 선택교배를 하여서 한 두 세대 이내에 행동양식이 바뀌게 되면, 그 행동양식은 소수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그 유전자를 복원시키면 그 행동양식이 다시 나타난다. 그 반대도 성립한다. 만약 어떤 행동양식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아주 천천히 바뀌게 될 때에는, 그 행동양식에 많은 유전자들이 관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공간과 빛에 대해서 소극성 또는 적극성을 지닌, 습성이 다른 두 종류의 마우스(mouse)를 선택 교배한 결과, 30 세대에 걸쳐서 천천히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예로 과학자들은 높이 나는 또는 낮게 나는, 습성이 다른 두 종류의 초파리를 40년 동안 선택 교배시켰다. 이 실험은 약 1000세대 동안 진행되었으며, 5000개의 유전자들을 살펴 본 결과, 250개의 유전자가 두 종류의 나는 습성과 관계된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250개 유전자 중에서 4개의 유전자를 치환시키고 그 효과를 증폭시키더라도, 4개의 유전자가 나는 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동성애가 유전자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추론하면 수많은 유전자가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초파리와 마우스의 실험에서처럼 동성애란 행동양식은 아주 천천히 여러 세대에 걸쳐서 변화되어야 한다. 즉, 일반적인 이성애자의 가계에서 동성애자가 나오려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조금씩 동성애적 경향이 강화되어서 결국 동성애자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계에서 동성애가 사라질 때에도 여러 세대에 걸쳐서 천천히 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수많은 유전자가 조금씩 변화되어서 다른 행동양식이 나타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계조사를 해 보면, 갑자기 동성애자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그렇다면 동성애를 결정하는 유전자의 개수가 작은가? 이러한 추론은 행동양식에 관련되는 유전자의 수가 많다는 일반적인 유전적 사실과 상반된다.
혹시 동성애가 갑작스러운 돌연변이의 결과인가? 동성애를 결정하는 유전자의 수가 많은 경우에는, 그 많은 유전자가 동시에 돌연변이를 일으켜야 하기에,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면 핵심적인 유전자 중에서 한 두 개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동성애가 생기는 것인가? 한 두 개의 유전적 결함에 의해서 나타나는 질환들이 제법 알려져 있다. 예로서, 헌팅턴 무도병(Huntington's disease),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 cell anemia), 다운증후군(Down's syndrome), 루게릭병(Lou Gehrigs's disease)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행동양식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물론, 다운증후군의 경우는 육체적인 문제에서 파생된 독특하고 간단한 행동양식이 생긴다. 행동유전학의 전문가이신 Plomi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돌연변이에 의한 4000개 이상의 유전적 효과가 인간의 몸에 대해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이 육체적 결함을 만들어 낸다.”
동성애를 한 두 개의 돌연변이에 의해서 생겼다고 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 두 개의 돌연변이로 생겼다고 보기에는, 동성애가 생기는 빈도가 너무 높다. 다운증후군과 같이 유전자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유전질환은 전체 인구 중에서 0.025% 이하의 빈도를 갖는다. 그리고 그러한 유전질환자를 모두 합치더라도, 전체 인구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동성애의 빈도는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약 2.4% 이기에, 동성애가 유전자 손상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빈도가 높다.
동성애는 유전? 자녀재생산에 의한 반론
동성애가 유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다른 강력한 근거는 자녀재생산이란 간단한 논리로부터 얻을 수 있다. 자녀를 적게 낳는 행동양식은 결코 유전적일 수 없다. 왜냐하면 어떤 행동양식을 갖게 만드는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자녀를 적게 낳으면, 그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않기에, 결국 그 유전자를 가진 집단은 사라지게 된다. 어떤 유전자 집단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려면, 그 집단의 성인 한 명당 한 명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남성 동성애자의 13.5% 가, 여성 동성애자의 47.6%가 한 명 이상의 아이를 갖는다고 한다. 그리고 조사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의 15%만이 결혼을 한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동성애를 나타내는 유전자는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없기에,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점차 줄어들어서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동성애 옹호론자의 몇 가지 주장을 소개하겠다. 첫째, 남성 동성애를 야기하는 유전자가 남성 동성애자의 여동생 또는 누나에게도 존재하는데, 남성 동성애자는 그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도록 가족을 부양하면서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사를 해 보면 동성애자들은 대체로 가족들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둘째, 남성 동성애 유전자는 X염색체에 있어서 여성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며, 그 유전자를 가진 남성은 가냘프게 보이는 반면에, 그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더 여성적으로 보여서 남자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많은 자녀를 낳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 동성애자의 어머니들이 그렇게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다.
셋째,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남성은 덜 공격적인 성품을 가져서, 이러한 섬세한 성품이 여성들로부터 더 인기를 얻고 자녀를 낳을 확률이 놓아진다는 것이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여성으로부터 인기는 더 있을지 몰라도, 동성애자 본인이 이성과의 성관계를 하기를 원하지 않기에, 이성과의 성관계를 원하는 이성애자들보다 더 자녀를 낳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또한 남성 동성애자들 중에서 약 15%만이 결혼을 하기에 여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논리를 고안해 내어도 동성애 유전자가 작동하여서 실제로 동성애자가 되면 결혼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녀를 적게 낳기에, 그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결국 사라지게 된다.
동성애는 유전? 유전자 자체에 의한 반론
동성애를 나타내는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대 유전학자들의 주류는 행동양식이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으며, 그 행동양식에 수많은 유전자들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히스톤의 변화에 대한 연구로부터 어떤 특성에 수천 개의 유전자가 관련이 되고 환경과 사회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유전자는 몸의 형태는 만들지만, 행동까지는 결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1993년에 서구 언론은 동성애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였다고 대서특필을 하였다. 왜냐하면, 1993년에 동성애자인 해머는 38명의 남성 동성애자 가계의 X염색체를 분석하여, 동성애 성향이 X염색체의 한 부분인 다형질 유전자들(Xq28)의 존재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학술지 Science에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인 해머의 연구결과는 일반인들의 마음에 동성애는 유전임에 틀림없다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하지만, 1999년에 라이스 등은 동성애자 형제를 가진 52명의 가계에서 Xq28 염색체 안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을 분석하였으며, 대조군과 비교하여 동성애자 형제를 가진 가계에서 이들 유전자의 발현 빈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라이스 등은 Xq28이 남성의 동성애와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학술지 Science에 발표하였다. 2005년에 해머를 포함한 연구팀이 더 많은 가계를 가지고 조사한 결과, 동성애 성향과 유전자들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첫 번째 결과는 어쩌면 조사한 가계의 수가 적음으로써 생기는 통계적인 요동(fluctuation)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언론에 크게 부각되지는 않음으로써 일반인들에게 동성애는 유전이라는 오해를 여전히 갖고 있게 만들었다. 해머 그룹은 여성 동성애자들의 가계를 조사하였으며 X염색체와 여성 동성애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동성애자들에게 후생적인 영향에 의해서 히스톤 단백질의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한 연구도 있지만, 동성애자와 일반인 사이에서 특별한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 동성애의 빈도가 너무 커서 히스톤 단백질에 의한 후생적인 요인에 의해서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세상에는 태어난 아기가 앞으로 동성애자가 될 것이라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조사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동성애는 타고 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성애에 유전적인 요인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유전자에 의해서 남자 아이의 몸이 너무 빈약하다든지, 혹은 여자 아이가 너무 남성적인 몸을 갖게 되면, 결국 동성애자가 되게 만드는 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가 말한 것은 동성애가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동성애가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관련은 약하고 간접적이다.
동성애는 유전? 설문조사에 의한 반론
만약 동성애가 유전에 의한 것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감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설문조사에 의하면, 남성 동성애자와 여성 동성애자의 수가 나이가 많아질수록 급격히 감소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50대 동성애자 수는 30대 동성애자 수의 1/4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동성애의 기준을 "지난 일 년 동안 동성과의 성관계(SS Activity)를 가졌느냐’로 잡으면, 잘못된 조사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동성애자들의 모임에서는 용모와 젊음을 강조하기에 중년이 지나면 상대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끌림과 성정체성에 의한 조사 결과도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하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1948년과 1953년에 있었던 킨제이 결과에서도 나이가 많아질면서 동성애적 성향과 활동의 비율이 이성애자들과 비교하였을 때에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이성애는 나이가 들더라도 큰 변화가 없는 반면에, 동성애는 젊은 날에 강력하게 나타나다가 나이가 들면 급격히 감소하는 특성을 가짐을 알 수 있다.
또한 자란 환경에 따라 동성애의 빈도가 다르다는 것이 설문조사를 통하여 밝혀졌다. 1994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행하였던 조사에서 14~16세의 청소년기를 어디서 보냈느냐와 지난 일 년 동안 동성애 상대가 있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림 9는 14~16세의 청소년기를 어디서 보냈느냐에 따라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다름을 보여 준다. 지난 일 년 동안 동성애 상대가 있었던 남성은 시골에서 자란 경우는 1.2%이고, 중소도시에서 자란 경우는 2.5%이고, 대도시에 자란 경우에는 4.4%이었다. 지난 일 년 동안 동성애 상대가 있었던 여성은 시골에서 자란 경우는 0.7%이고, 중소도시에서 자란 경우는 1.3%이고, 대도시에 자란 경우에는 1.6%이었다. 즉, 큰 도시에서 클수록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높고 시골에서 자랄수록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낮음을 보여 준다. 2006년 덴마크에서 행한 조사에서도 도시에서 태어난 자가 시골에서 태어난 자보다도 더 동성애 상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동성애는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자란 환경, 즉 후천적인 요인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성에 대한 성적 끌림을 처음 느낀 나이와 사춘기를 겪는 나이를 비교해 보면, 동성애가 유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사춘기를 겪는 나이는 환경에 의한 영향이 적고 생물학적인 사건으로 이루어져서 유전적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사춘기를 겪는 나이는 12세 근처에 모여 있는 반면에, 동성에 대한 성적 끌림을 처음 느낀 나이는 넓게 퍼져 있으며 불규칙한 분포를 가진다. 따라서 사춘기는 대부분 유전적인 영향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에, 동성애는 유전적이기 보다는 환경에 의한 영향이 더 크다고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동성애도 유전적이라면 사춘기처럼 특정한 나이에 집중해서 나타나는 생물학적인 사건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성애가 ‘선천’도 ‘유전'도 아닌 과학적 이유 1
길원평
동성애의 정의
동성애의 정의에 대해서 학자들 간에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을 때에 동성애자로 분류한다. 첫째 마음 안에 동성을 향한 성적끌림(sexual attraction)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서 동성과의 성관계(sexual behavior)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 자신을 동성애자로 인정하는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sexual identity)을 가지는 것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할 때에, 위의 세 가지 특징 중에서 어느 정도까지 가지는 것을 동성애자로 볼 것이냐에 따라 설문조사의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질 때에 혹은 셋째 특징인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질 때에야 동성애자로 간주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은 값을 가지게 된다. 반면에 첫째 특징인 성적 끌림만 있을 때에도 동성애자로 간주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큰 값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하는 주체가 동성애자의 비율을 많게 하고 싶어 하느냐 또는 적게 하고 싶어 하느냐에 따라 설문조사에서 동성애자로 간주하는 기준을 다르게 한다.
첫째 특징인 성적 끌림은 주관적인 생각이기에 어느 정도 모호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공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첫째 특징만 가지고 있을 때에도 동성애자로 분류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을 과장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둘째 특징은 실제로 행동을 옮겨서 성적관계를 맺고 있기에 좀 더 분명한 동성애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적관계를 얼마나 주기적으로 반복하느냐에 따라 동성애자로서의 확실성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어린 시절의 단순한 성적 호기심에 의해서 동성과의 성적관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특징은 자기 스스로 동성애자로 인식하는 단계에 들어와 있기에, 어느 정도 깊이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이 있는 경우에만 동성애자로 간주하면 동성애자의 비율은 적어진다.
쉽게 비유를 들어서 설명을 하면, 첫째 특징은 가끔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단계에 대응이 되며, 둘째 특징은 실제로 술을 주기적으로 마시는 단계에 대응이 되며, 셋째 특징은 자신이 술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 인식을 하는, 즉 알코올중독환자와 같은 단계에 대응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남성 동성애자는 구강섹스와 항문성교를 함으로써, 여성 동성애자는 구강섹스와 성구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의 성기를 자극하고 성적쾌감을 느낀다. 동성애에 대한 대조용어로서 남자와 여자와의 성적관계를 이성애라 부르고, 동성애와 이성애를 함께 하는 경우를 양성애라고 부른다. 최근 들어서 학자들은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를 총칭하여서 성적지향이라고 부른다.
외국의 동성애자 비율
동성애자의 비율을 학문적으로 조사한 최초의 학자는 알프레드 킨제이이다. 킨제이는 원래 흑벌을 연구하였던 동물학교수이었는데, 1948년에 53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하여서 ‘남성의 성적 행동’(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이란 책을 출판하였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하여 오랫동안 연구조사를 수행하였으며, 그 내용도 엄청나게 방대하다. 이 책은 즉각 서구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 이후의 성적행동 연구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는 이 책에서 미국 남성의 13%가 16세에서 55세까지 최소 3년 동안 동성애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이 수치는 동성애 성향을 반영하며, 남성 간의 성행위나 동성애적 행위에 관한 공상을 한다는 것이다. 1953년에 쓴 ‘여성의 성적 행동’ 이란 책에서는 여성 동성애자가 7%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킨제이 자신이 이성애와 동성애를 함께 즐긴 양성애자이었으며, 근친상간, 어린이나 동물과의 성행위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성행위를 비호하였다. 그리고 그는 성에 가해진 문화적· 종교적 제한에 대해 격분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수백 명의 남성 매춘부, 1200명의 성범죄, 변태적인 성정체성으로 악명 높은 고등학교에 소속된 300명의 학생, 많은 숫자의 소아애호자, 노출증환자, 교도소의 수감자 등으로 최소한 전체 표본의 1/4 을 차지하도록 하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유아와 어린이 중 수백 명에게 오르가즘을 느끼도록 손과 입으로 자위행위를 시행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5300명의 남성이 대상이 된 킨제이의 결과는 교묘하게 왜곡이 되었으며 그가 원하였던 것처럼 동성애자의 비율이 과장되어졌다. 그는 과학적인 객관성을 유지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그가 책을 쓴 목적은 남녀 간의 사랑인 이성애가 성적행동의 표준이 아님을 증명하고 이성애자들에게 동성애적 경험을 조장하려는 것이었으며 그 목적은 달성되었다.
록펠러대학의 Bruce Voeller 교수는 킨제이 결과를 사용하여서 인구의 약 10%가 동성애자라고 강조하였으며, 이 사실을 매스컴, 국회, 법원, 교회, 정신과 의사 등에게 널리 퍼트렸다. 그 결과, 미국에서 1980년과 1990년대에 인구의 10%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실이 되었으며, 법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때에도 그 왜곡된 사실이 고려되었다. Bruce Voeller교수는 나중에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현대 동성애 인권단체의 창시자가 되었다.
네일 와이트헤드와 브라이어 와이트헤드가 공저한 ‘My Genes Made Me Do It! Homosexuality and the scientific evidence'이란 책에서 저자는 198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수행되었던 여러 설문조사결과를 수집하였다.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기준은 설문조사를 하기 전의 12개월 동안에 행하였던 성관계로써 정하였다. 그 설문조사의 결과를 요약하면, 남성 동성애자의 평균값은 약 1%이며, 여성 동성애자의 평균값은 약 0.6%이다. 그래서 남녀를 합했을 때에는 동성애자가 대략 0.8%라고 볼 수 있다. 남성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합한 수치의 평균값은 약 2.9 ± 2.0%이고, 여성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합한 수치의 평균값은 약 1.8 ± 1.3%이다. 그래서 남녀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를 합했을 때에는 대략 2.4%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에서 설문조사를 한다면, 킨제이가 얻었던 것처럼 10%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2000년 이후로는 설문조사가 과학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등의 정부에 의해서 시행되고 있다. 이 결과들은 크게 변하지 않으며, 위에서 우리가 언급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 결과들로부터 킨제이의 결과가 확실하게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과장을 알았다 하더라도 서구 사회에서는 동성애가 이미 확산된 후이며 동성애자의 숫자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증가하여서 하나의 압력단체를 이루어 세력을 형성하였기에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행하였다. 그러기에, 초기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동성애자 비율
한국에이즈연맹은 1996년 9월에 낸 보고서에서 국내 동성애자 현황파악은 어렵다고 전제한 뒤 전국의 게이바 등의 실사를 기초로 동성애자의 수를 11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중에는 적극적 동성애자 1만 명에 한 두 번의 동성애 경험이 있거나 없더라도 게이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과정 중에 있는 소극적 동성애자가 포함됐다. 1995년도 인구조사의 결과를 이용하면 전체 남성인구가 2239만 명이기에, 적극적 동성애자는 전체 남성의 0.04%이고 소극적 동성애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남성의 0.49%가 된다. 한국성과학연구소가 2003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 남성 2,000명을 설문 조사하여서 그 중 1,613 명을 분석한 결과, 자신을 동성애자로 밝힌 비율은 0.2%이고 양성애자로 밝힌 비율은 0.3%이고 동성애 경험이 있는 비율이 1.1%이었다. 한국성과학연구소가 2011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하여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성의 1.1%와 여성의 0.3%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동성애 경험이 있는 남성의 비율이 1.1%로 2003년과 2011년이 동일하기에, 최근 들어서 동성애자의 비율이 거의 변동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현재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남성은 2003년의 결과처럼 0.2%일 것으로 보아도 될 것 같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성의식조사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서울 이외의 지역은 보수적이기에 전국적인 조사를 한다면 동성애자의 비율이 위에서 구한 값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이 되며, 서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1/4임을 감안하면 남성 동성애자의 비율이 전체 남성의 0.1%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1996년의 전국적인 조사에서 적극적 동성애자가 전체 남성의 0.04%인 것과도 부합한다. 따라서 2010년도 인구조사의 결과를 이용하면 전체 남성인구가 2417만 명이기에 현재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남성은 대략 2만4천 명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2011년 조사에서 여성의 동성애 경험자가 남성의 동성애 경험자의 약 1/4이기에,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여성은 남성 동성애자의 1/4 수준인 0.03%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도 인구조사 결과를 이용하면 전체 여성인구가 2441만 명이기에, 여성 동성애자는 대략 7천 명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한국의 총 동성애자의 수는 대략 3만 명 이하일 것으로 추정되며, 동성애자의 비율은 대략 0.06%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치는 동성애자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진 자의 비율이며, 한 두 번의 동성애 경험을 한 자들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많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동성애자들의 수가 많지 않기에,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동성애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으면, 동성애자의 숫자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증가하여서 하나의 압력단체를 이루어 서구 사회와 같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나아간다.
동성애는 유전? 일반적 사실에 의한 반론
어떤 행동이 유전에 의한 것이란 말은 그러한 행동을 하도록 하게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유전자는 세포핵 안의 DNA에 있으며, 인간의 DNA는 약 1.8m 이다. DNA는 프로그램이 내장된 아주 작은 컴퓨터라고 보면 된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서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생성된 한 개의 세포로 된 수정란이 분열하여 100조 개의 세포로 된 몸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100조 개의 세포가 똑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독특한 기능을 수행한다. 심장, 간, 위장, 두뇌 등 각각의 장기는 수백억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전체적인 생명 현상을 유지한다.
이 모든 것이 단 한 개의 세포가 분열하여 생겨났으며, 분열하는 과정에 여러 모양으로 바뀌어져 적당한 위치에서 적당한 크기가 된 후에 분열이 멈추게 된다. 한 개의 세포가 분열하여 몸이 되는 과정이 DNA에 의해 전체적으로 조율된다고 추측한다. 즉 DNA는 굉장히 정교한 설계도라고 볼 수 있다. DNA는 이중 나선구조를 가진 화학 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긴 사다리를 나선모양으로 꼬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긴 사다리 모양의 DNA에 엄청난 정보가 보관되어 있고, 그 정보에 의해 한 개의 세포에서 100조 개에 달하는 세포로 분화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부모의 형질을 자식에게로 전달시켜서 부모와 닮은 자녀가 태어나게 만든다. 유전자의 일반적인 역할은 단백질생성에 관여하며, 우리 몸 안의 모든 구조를 결정한다.
그런데 유전자는 일반적으로 여러 다른 유전자들과 상호 연관되어서 작동을 한다. 한 유전자가 발현하기 위해서도 여러 다른 유전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떤 때는 20개 이상의 유전자들이 한 유전자의 발현에 필요하다. 즉, 한 유전자가 독자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물며, 많은 다른 유전자들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최근에 효모의 268개 유전자들 사이에 567개의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유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생명체의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데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하게 된다. 물론 아주 단순한 생명체의 행동양식은 한 두 개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관련유전자를 임의로 제거 또는 치환시키고 선택교배를 하면, 그 행동양식이 한 두 세대 안에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sandhopper의 섭식 행동은 복잡한 당을 간단한 당으로 바꾸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 즉, sandhopper가 가진 유전자가 어떤 종류의 복잡한 당을 바꾸는 효소를 만드느냐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 달라진다. 만약 그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더 이상 부모가 좋아하던 음식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단순한 생명체에 대해 선택교배를 하여서 한 두 세대 이내에 행동양식이 바뀌게 되면, 그 행동양식은 소수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그 유전자를 복원시키면 그 행동양식이 다시 나타난다. 그 반대도 성립한다. 만약 어떤 행동양식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아주 천천히 바뀌게 될 때에는, 그 행동양식에 많은 유전자들이 관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공간과 빛에 대해서 소극성 또는 적극성을 지닌, 습성이 다른 두 종류의 마우스(mouse)를 선택 교배한 결과, 30 세대에 걸쳐서 천천히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예로 과학자들은 높이 나는 또는 낮게 나는, 습성이 다른 두 종류의 초파리를 40년 동안 선택 교배시켰다. 이 실험은 약 1000세대 동안 진행되었으며, 5000개의 유전자들을 살펴 본 결과, 250개의 유전자가 두 종류의 나는 습성과 관계된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250개 유전자 중에서 4개의 유전자를 치환시키고 그 효과를 증폭시키더라도, 4개의 유전자가 나는 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동성애가 유전자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추론하면 수많은 유전자가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초파리와 마우스의 실험에서처럼 동성애란 행동양식은 아주 천천히 여러 세대에 걸쳐서 변화되어야 한다. 즉, 일반적인 이성애자의 가계에서 동성애자가 나오려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조금씩 동성애적 경향이 강화되어서 결국 동성애자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계에서 동성애가 사라질 때에도 여러 세대에 걸쳐서 천천히 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수많은 유전자가 조금씩 변화되어서 다른 행동양식이 나타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계조사를 해 보면, 갑자기 동성애자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그렇다면 동성애를 결정하는 유전자의 개수가 작은가? 이러한 추론은 행동양식에 관련되는 유전자의 수가 많다는 일반적인 유전적 사실과 상반된다.
혹시 동성애가 갑작스러운 돌연변이의 결과인가? 동성애를 결정하는 유전자의 수가 많은 경우에는, 그 많은 유전자가 동시에 돌연변이를 일으켜야 하기에,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면 핵심적인 유전자 중에서 한 두 개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동성애가 생기는 것인가? 한 두 개의 유전적 결함에 의해서 나타나는 질환들이 제법 알려져 있다. 예로서, 헌팅턴 무도병(Huntington's disease),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 cell anemia), 다운증후군(Down's syndrome), 루게릭병(Lou Gehrigs's disease)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행동양식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물론, 다운증후군의 경우는 육체적인 문제에서 파생된 독특하고 간단한 행동양식이 생긴다. 행동유전학의 전문가이신 Plomi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돌연변이에 의한 4000개 이상의 유전적 효과가 인간의 몸에 대해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이 육체적 결함을 만들어 낸다.”
동성애를 한 두 개의 돌연변이에 의해서 생겼다고 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 두 개의 돌연변이로 생겼다고 보기에는, 동성애가 생기는 빈도가 너무 높다. 다운증후군과 같이 유전자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유전질환은 전체 인구 중에서 0.025% 이하의 빈도를 갖는다. 그리고 그러한 유전질환자를 모두 합치더라도, 전체 인구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동성애의 빈도는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약 2.4% 이기에, 동성애가 유전자 손상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빈도가 높다.
동성애는 유전? 자녀재생산에 의한 반론
동성애가 유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다른 강력한 근거는 자녀재생산이란 간단한 논리로부터 얻을 수 있다. 자녀를 적게 낳는 행동양식은 결코 유전적일 수 없다. 왜냐하면 어떤 행동양식을 갖게 만드는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자녀를 적게 낳으면, 그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않기에, 결국 그 유전자를 가진 집단은 사라지게 된다. 어떤 유전자 집단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려면, 그 집단의 성인 한 명당 한 명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남성 동성애자의 13.5% 가, 여성 동성애자의 47.6%가 한 명 이상의 아이를 갖는다고 한다. 그리고 조사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의 15%만이 결혼을 한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동성애를 나타내는 유전자는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없기에,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점차 줄어들어서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동성애 옹호론자의 몇 가지 주장을 소개하겠다. 첫째, 남성 동성애를 야기하는 유전자가 남성 동성애자의 여동생 또는 누나에게도 존재하는데, 남성 동성애자는 그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도록 가족을 부양하면서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사를 해 보면 동성애자들은 대체로 가족들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둘째, 남성 동성애 유전자는 X염색체에 있어서 여성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며, 그 유전자를 가진 남성은 가냘프게 보이는 반면에, 그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더 여성적으로 보여서 남자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많은 자녀를 낳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 동성애자의 어머니들이 그렇게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다.
셋째,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남성은 덜 공격적인 성품을 가져서, 이러한 섬세한 성품이 여성들로부터 더 인기를 얻고 자녀를 낳을 확률이 놓아진다는 것이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여성으로부터 인기는 더 있을지 몰라도, 동성애자 본인이 이성과의 성관계를 하기를 원하지 않기에, 이성과의 성관계를 원하는 이성애자들보다 더 자녀를 낳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또한 남성 동성애자들 중에서 약 15%만이 결혼을 하기에 여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논리를 고안해 내어도 동성애 유전자가 작동하여서 실제로 동성애자가 되면 결혼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녀를 적게 낳기에, 그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결국 사라지게 된다.
동성애는 유전? 유전자 자체에 의한 반론
동성애를 나타내는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대 유전학자들의 주류는 행동양식이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으며, 그 행동양식에 수많은 유전자들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히스톤의 변화에 대한 연구로부터 어떤 특성에 수천 개의 유전자가 관련이 되고 환경과 사회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유전자는 몸의 형태는 만들지만, 행동까지는 결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1993년에 서구 언론은 동성애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였다고 대서특필을 하였다. 왜냐하면, 1993년에 동성애자인 해머는 38명의 남성 동성애자 가계의 X염색체를 분석하여, 동성애 성향이 X염색체의 한 부분인 다형질 유전자들(Xq28)의 존재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학술지 Science에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인 해머의 연구결과는 일반인들의 마음에 동성애는 유전임에 틀림없다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하지만, 1999년에 라이스 등은 동성애자 형제를 가진 52명의 가계에서 Xq28 염색체 안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을 분석하였으며, 대조군과 비교하여 동성애자 형제를 가진 가계에서 이들 유전자의 발현 빈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라이스 등은 Xq28이 남성의 동성애와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학술지 Science에 발표하였다. 2005년에 해머를 포함한 연구팀이 더 많은 가계를 가지고 조사한 결과, 동성애 성향과 유전자들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첫 번째 결과는 어쩌면 조사한 가계의 수가 적음으로써 생기는 통계적인 요동(fluctuation)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언론에 크게 부각되지는 않음으로써 일반인들에게 동성애는 유전이라는 오해를 여전히 갖고 있게 만들었다. 해머 그룹은 여성 동성애자들의 가계를 조사하였으며 X염색체와 여성 동성애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동성애자들에게 후생적인 영향에 의해서 히스톤 단백질의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한 연구도 있지만, 동성애자와 일반인 사이에서 특별한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 동성애의 빈도가 너무 커서 히스톤 단백질에 의한 후생적인 요인에 의해서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세상에는 태어난 아기가 앞으로 동성애자가 될 것이라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조사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동성애는 타고 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성애에 유전적인 요인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유전자에 의해서 남자 아이의 몸이 너무 빈약하다든지, 혹은 여자 아이가 너무 남성적인 몸을 갖게 되면, 결국 동성애자가 되게 만드는 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가 말한 것은 동성애가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동성애가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관련은 약하고 간접적이다.
동성애는 유전? 설문조사에 의한 반론
만약 동성애가 유전에 의한 것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감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설문조사에 의하면, 남성 동성애자와 여성 동성애자의 수가 나이가 많아질수록 급격히 감소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50대 동성애자 수는 30대 동성애자 수의 1/4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동성애의 기준을 "지난 일 년 동안 동성과의 성관계(SS Activity)를 가졌느냐’로 잡으면, 잘못된 조사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동성애자들의 모임에서는 용모와 젊음을 강조하기에 중년이 지나면 상대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끌림과 성정체성에 의한 조사 결과도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하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1948년과 1953년에 있었던 킨제이 결과에서도 나이가 많아질면서 동성애적 성향과 활동의 비율이 이성애자들과 비교하였을 때에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이성애는 나이가 들더라도 큰 변화가 없는 반면에, 동성애는 젊은 날에 강력하게 나타나다가 나이가 들면 급격히 감소하는 특성을 가짐을 알 수 있다.
또한 자란 환경에 따라 동성애의 빈도가 다르다는 것이 설문조사를 통하여 밝혀졌다. 1994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행하였던 조사에서 14~16세의 청소년기를 어디서 보냈느냐와 지난 일 년 동안 동성애 상대가 있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림 9는 14~16세의 청소년기를 어디서 보냈느냐에 따라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다름을 보여 준다. 지난 일 년 동안 동성애 상대가 있었던 남성은 시골에서 자란 경우는 1.2%이고, 중소도시에서 자란 경우는 2.5%이고, 대도시에 자란 경우에는 4.4%이었다. 지난 일 년 동안 동성애 상대가 있었던 여성은 시골에서 자란 경우는 0.7%이고, 중소도시에서 자란 경우는 1.3%이고, 대도시에 자란 경우에는 1.6%이었다. 즉, 큰 도시에서 클수록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높고 시골에서 자랄수록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낮음을 보여 준다. 2006년 덴마크에서 행한 조사에서도 도시에서 태어난 자가 시골에서 태어난 자보다도 더 동성애 상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동성애는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자란 환경, 즉 후천적인 요인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성에 대한 성적 끌림을 처음 느낀 나이와 사춘기를 겪는 나이를 비교해 보면, 동성애가 유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사춘기를 겪는 나이는 환경에 의한 영향이 적고 생물학적인 사건으로 이루어져서 유전적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사춘기를 겪는 나이는 12세 근처에 모여 있는 반면에, 동성에 대한 성적 끌림을 처음 느낀 나이는 넓게 퍼져 있으며 불규칙한 분포를 가진다. 따라서 사춘기는 대부분 유전적인 영향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에, 동성애는 유전적이기 보다는 환경에 의한 영향이 더 크다고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동성애도 유전적이라면 사춘기처럼 특정한 나이에 집중해서 나타나는 생물학적인 사건이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