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유한한 우주의 침묵 : 자연주의

제4장 유한한 우주의 침묵 : 자연주의


I. 자연주의의 중요성 

우리의 입장에서 자연주의에 대한 이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현대의 거의 모든 학문이 자연주의적인 전제를 공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는 피할 수 없는 주제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지적 설계와 관련된 것이다. 창조과학이 진화론을 그 적으로 삼은 것과 같이 지적 설계는 자연주의를 적으로 삼고 있다. 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거니와 지적 설계에 대한 이해는 자연주의를 이해함으로써 더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II. 자연주의로의 이행 

유신론 ---> 이신론 ---> 자연주의 (1600-1750) 

* René Descartes (1596-1650) - 유신론자였으나 우주는 '물질'로 구성된 거대한 기계이며 인간의 '정신'에 의해서 파악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 John Locke (1632-1714) - 유신론자였으나 하나님이 주신 인간의 이성(Man's God-given reason)이 성경에 기록된 '계시'의 진위를 평가하는 심판자라고 생각하였다. 

* Julien Offray de La Mattrie (1709-1751) - "신의 존재란 실제적 가치가 거의 없는 하나의 이론적 진리에 불과한 것이다."

 

III. 자연주의의 기본내용 

1. 물질은 영원히 존재하며 존재하는 것의 전부이다.

"The Cosmos is all that is or ever was or ever will be." - Carl Sagan 

이신론에서 별 역할을 인정받지 못했던 하나님의 개념은 이제 완전히 제거되었다. 이신론에서 하나님의 유일한 역할은 제1원인(First Cause)이었다.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을 만든 하나님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면,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만든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이에 대한 전형적인 대답은 하나님은 스스로 있는 자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우주가 스스로 있는 존재일 수는 없는가? 오캄의 면도날로 하나님의 개념을 제거해 버릴 수도 있게 되었다.

2. 우주는 폐쇄 체계 속에서 인과율의 일치체로 존재한다.

"우리는 우주가 공간, 시간, 물질 등이 내적으로 결합된 연속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영적' 부분과 교통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거나 물질과 멀리 떨어져 존재하는 분이 아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역시 우리와 동일한 진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David Jobling (신학교수)

이 점에 있어서는 이신론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우주는 초월적인 재조정이나 자율적이며 자기 초월적인 인간의 재조정에 대해서 닫혀 있다. 전자의 이유는 '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초월적 존재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후자의 이유는 '3.'에서 다루게 된다.

3. 인간은 하나의 복잡한 '기계'이다. 인격이란 우리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화학적, 물리적 성질의 상호 관계이다.

"간이 담즙을 분비하듯이 뇌는 생각을 분비한다."- Pierre Jean Georges Cabinis 

데카르트는 사람을 부분적으로는 기계이며 부분적으로는 정신이라고 보았다. 자연주의는 정신을 기계의 작용으로 본다. 비록 인간은 여러 특수성 - 개념적 사고, 언어사용, 문화, 도덕 등등 -을 지니고 있으나 그것은 기계적 작용의 범주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비록 그 기계적 복합성이 아직 이해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어떤 자연주의자는 자연주의와 자유의지가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는 분명치 않다.

4. 사망은 인격과 개체성의 소멸이다.

"나는 인간의 존재가 사망시에 종료된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 A.J. Ayer 

이런 결론은 앞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한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5. 역사는 인과율에 의해 연결된 사건의 직선적 연속이며, 전체적인 목적성은 없다.

"Man is the result of a purposeless and natural process that did not have him in mind." - Goerge Gaylord Simpson 

자연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는 공히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의미를 줄 수 있는 존재를 모두 제거해 버렸기 때문에 이 또한 피할 수 없는 귀결이다.

6. 윤리는 단지 인간에게만 관계된 것이다.

"우리는 도덕적 가치의 근원이 인간의 경험에 있음을 확신한다. 윤리는 자율적이며 상황적인 것으로서 신학적 혹은 사상적 재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윤리는 인간의 필요와 관심에서부터 발생한다." - Humanist Manifesto II 

의미를 줄 수 있는 존재를 제거한 것과 정확히 동일하게 자연주의는 윤리적 기준을 줄 수 있는 존재를 제거하였다. 그러나 자연주의자들은 윤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정도로 자기 전제에 충실하지는 못했다. 그들은 윤리를 자연주의와 조화시키려는 여러 노력을 하였다. 그들이 내리게 된 결론은 대체로 "선한 행동이란 집단이 승인하고 생존을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주어지게 된다. 그들이 '윤리'라고 말할 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든 간에, 자연주의로부터의 논리적 결과로써, 그들의 '윤리'는 '현상'일 수는 있어도 '당위'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을 과연 '윤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IV. 주목할 만한 두 가지 형태의 자연주의 

1. 세속적 인문주의

"인간은 인간을 위한 최고의 존재이다." - Karl Marx 

세속적 인문주의(많은 경우 인본주의라고 부르기도 함)는 기독교 인문주의와 구분하여 이해해야 한다. 기독교 인문주의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세속적 인문주의는 다르다.

유신론은 하나님께서 왕이심을 인정한다. 이신론은 그가 군림하나 통치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자연주의는 그의 폐위를 선언하였다. 그리고 세속적 인문주의는 '인간'의 즉위를 선언하였다.

2.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주의는 기독교 이단이다." - ? 

*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0) - 세계와 구분할 수 없는 신, 또는 절대정신(absolute spirit)이 자기를 변증법적으로 실현해 나간다고 주장.

* Ludwig Feuerbach (1804-1872) - 인간은 '그가 먹는 것'(what he eat)이며 종교는 인간의 발명품이라고 주장. 

* 변증법적 유물론 또는 사적 유물론 - Marx는 Hegel의 견해와 Feuerbach의 견해를 결합하여 인간과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는 Feuerbach와 같은 입장에서, 인간역사가 변증법적 투쟁을 통하여 이상적인 인간사회를 향하여 발전한다고 생각. 

* 하부구조(경제체제)가 상부구조(정치, 예술, 종교 등)를 결정. 계급투쟁. 프롤레타리아트 혁명. 

* 문제점 - 역사의 의미. 도덕적 기반. 인간의 본성.
 

V. 자연주의의 지속성 

어떻게 자연주의는 오랜 기독교 전통이 있는 곳을 포함하여 전세계를 석권할 수 있었는가? 어떻게 자연주의는 이신론과는 다르게 금방 소멸하지 않고 몇 세기에 걸쳐 지속될 수 있었는가? 어떻게 자연주의는 거의 모든 학문분야의 공개적, 또는 암묵적 전제가 될 수 있었는가? 그 저력은 어디서부터 나온 것일까?

이 책의 1장에서는 일곱 가지 기본질문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여섯 가지밖에 답하지 않았다. 그 나머지 하나를 살펴봄으로써 자연주의가 어떻게 이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는지 답을 구해보자.

그 나머지 하나의 질문은 "지식이 가능한 까닭은 무엇인가?"이다. 유신론에서 이신론을 거쳐 자연주의로 이행된 시기가 대체로 1600년에서 1750년 정도라고 보면 당시의 사람들이 생각한 '지식이 가능한 까닭'은 실증주의적인 기반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자연주의가 힘을 얻은 것은 실증주의에게서 힙 입은 바가 큰 것 같다.

실증주의는 실증된 것만을 지식으로 인정한다. 그러므로 인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지식도 가질 수 없고, 따라서 그런 것은 무시되었다. 그런 식으로 점점 과학활동을 하는 데에 자연주의가 암묵적인 가정이 되었다.

자연주의가 과학활동의 암묵적인 전제가 되자 그것은 자체 강화 시스템으로 작동하였다. 자연주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과학활동의 결과가 자연주의에 부합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제를 더욱 강화해 주었다.

실증주의가 믿어지는 시기에는, 즉 과학활동이 진정 객관적이라고 믿어지는 시기에는 그런 결과들이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졌고 "우리는 초자연적 존재를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실증주의는 20세기에 집중포화를 맞고 침몰해버렸다. 아직도 자연주의를 지지할 만한 근거가 있는가? 

자연주의의 여러 치명적인 약점들은 다음 장 '영점: 허무주의'에서 다루게 된다.


출처 - 창조지

구분 - 2

옛 주소 -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163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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