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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설계

인간 창조, 그 놀라운 신비 - 유전자와 미생물

미디어위원회
2021-11-17

인간 창조, 그 놀라운 신비 - 유전자와 미생


손광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간의 몸은 30조 내지 100조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다. 세포 안에는 사람마다 고유한 DNA 조합이 있어서 각각 독특한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다. 사람의 유전자는 연구 초기에는 수백만 개로 추정되었는데, 2003년 일단락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및 후속 작업을 통해 밝혀진 최근 연구 결과는 대략 2만 개보다 적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쌀의 유전자 개수 5만 개보다 적고, 밀의 12만 개보다는 훨씬 적은숫자이다. 아주 미소한 생물체인 선충과 비슷한 숫자이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유전자가 겨우 2만여 개라니. 기본적인 생명 기능뿐 아니라 복잡한 사고 활동을 하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호칭에 어울리려면 좀 더 유전자가 많고, 복잡하고, 기능도 정교해야 할 텐데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 한 산수이다. 미국 NIH(국립보건원) 및 민관합동의 인간 유전체 연구를 바라보던 현장 연구자로서도 그토록 적은 숫자는 충격적이었다.

최근 연구는 버려진 유전자라고 생각했던 ‘정크 DNA’ 에 무슨 기능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구조 유전체와 아울러 기능유전체 연구가 한창이다. 인간 유전자 숫자가 더 줄어들지도 모른다. 인간 유전체 연구에 이어 2007년과 2014년에 시작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인간의 조직과 체액, 피부, 장관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군의 총합) 프로젝트는 인간의 다양한 조직에서 발견되는 대규모의 미생물 군락을 밝히고 있다. 인간의 장내 미생물을 비롯해 구강, 피부 등에서 인간과 공생 이상의 밀접한 관계가 추정되는 다양한 미생물이 발견되었다. 그 숫자를 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숫자보다 훨씬 많다고 분석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전체 유전자의 10% 정도만이 인간의 세포 안에 있고, 나머지는 미생물에 의존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현대인의 관심인 비만의 원인도 상당수 장내미생물의 종류 및 조성에 기인한다는 최근 결과도 많다. 장내 트러블 완화 및 최근 살 빠지는 유산균 음료에 이르기까지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산균’ 이라는 제한된 이름으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하다. 더 나아가 자폐증, 파킨슨병 및 운동 뉴런증(근육의 움직임을 전달하는 부분이 고장 나 운동신경 세포와 근육이 서서히 약화되는 불치병)과 같은 일부 질병은 장내 미생물이 대뇌에까지 영향을 줘서 병증을 일으킨다는 이론이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2021년 들어서는 인간 마이크로바이옴과 암과의 연계성, 공중보건, 약효에 대한 개인차, 원시미생물 및 야생동물 미생물과의 연계성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양의 생물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애플사는 반도체를 디자인하고, 대만의 파운더리 전문사는 이를 대량생산한다. 나이키는 스포츠 의류를 개발 및 디자인하고, 외국의 하청업체는 이를 대량 생산해서 시장에 내놓는다. 인간 유전자 겨우 2만여 개로 유지되는 줄 알고 다소 의아했는데, 사실 인간 세포 스스로 가진 다양성보다 훨씬 막대한 유전자 다양성이 인간 마이크로바이옴과의 긴밀한 일종의 하청작업을 통해 생명현상에 필요한 대사과정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의 단순한 집합체인 줄 알았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의 놀라운 기능과 건실한 미생물군이 유해한 미생물 억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서 로마서 8장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역사를 연구 현장에서도 보게 된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하나님께서 우리가 볼 수 없는 공기를 주셨듯이 보이지 않지만 막대한 미생물 다양성을 원시 생명체 그대로 주셔서 그 모습 그대로 인간의 세포와 공존하고, 병을 이기고, 피부 밸런스를 지키고,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복에 복을 주심을 다시금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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