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진화는 사실인가? : 생명체의 자연발생설은 부정된 이론이다.

화학진화는 사실인가? 

: 생명체의 자연발생설은 부정된 이론이다. 

(Is chemical evolution true?)

김성현, 임번삼

요약

     화학진화란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이다. 이 이론은 단순한 무기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화학반응을 통해 생명을 구성하는 복잡한 유기물로 합성되었고 궁극적으로 지구상의 생명의 첫 형태로 진화되었다고 기술한다. 이는 러시아의 화학자 오파린이 주장한 가설로서 국내외 대부분의 과학 교과서에서 이 이론을 채택하여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매우 부족하며 최근의 연구결과는 오히려 반대되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본 논고에서는 학술적 관점에서 화학진화가 매우 일어나기 어려운 과정이며, 따라서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으로서 매우 부적절함을 보이고자 한다.

 Chemical evolution is a theory that explains the origin of life. It describes that simple inorganic molecules were synthesized to the complex organic molecules through chemical reactions and eventually evolved to the first form of life on earth over the long period of time. Since this hypothesis was first suggested by Oparin, the Russian chemist, most domestic and foreign science textbooks have adopted this to explain the origin of life. As a matter of fact, however, it lacks scientific evidence and recent research reveals opposite evidence instead. This paper shows that the chemical evolution is a very implausible process to occur from a scientific point of view and therefore very inadequate as a theory to explain the origin of life.

 

I. 서론

   2011년도부터 모든 고등학교 1학년생들은 새로운 융합형 과학교과서로 배우고 있다. 이 새 과학교과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집필된 것으로서 기존의 과학교과서와 매우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교육과정 개정의 배경으로서 첫째, 과학기술과 관련된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창의성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 양성, 둘째, 자연과 인간과 문명에 대한 현대 과학적 이해를 근거로 합리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 함양, 셋째, 과학자 양성에 필요한 지나친 개념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고, 과목 구분의 벽을 뛰어 넘는 융합 교육을 통한 창의·인성 교육 실현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적인 개정의 배경과는 달리 다루는 내용이 중학교 과정에서 다루지 않았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생소한 내용이 많아 교사들은 가르치는데, 학생들은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융합형 과학교과서의 내용의 구성을 보면 기존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틀을 벗어버리고 크게 ”우주와 생명”, ”과학과 문명”의 두 대단원으로 나누고 각 대단원에 3개의 중단원, 중단원 마다 여러 개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단원은 92개의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창조과학적인 관점에서 무엇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우주와 생명” 단원의 구성이 I. 우주의 기원과 진화, II. 태양계와 지구, III. 생명의 진화로 되어 있어 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본 논문에서는 III. ”생명의 진화” 단원 중 화학진화에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고 이의 적합성 여부를 학술적 관점에서 비판하고자 한다.

 

II. 현 국내 융합과학 교과서 분석 및 문제점 제기

1. 교과서 분석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7종의 융합과학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의 화학진화 부분을 분석하였다. 모든 교과서와 지도서가 여러 페이지에 걸쳐 밀러의 실험을 소개하며 화학진화의 가능성을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화학진화를 사실로서 기술하기 보단 그 가능성 및 문제점도 함께 기술하고 있고 교과서에 따라선 과학자들간의 논쟁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다른 대안으로서 생명체의 외계 유입설이나 해저 열수분출공설 등을 소개하고 있는 교과서도 있다. 다음은 각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에 나타난 화학진화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1) 교과서 분석

(1) (주)미래앤컬쳐 : 원시지구의 환경에 대해 ”했으리라, 여겨진다, 과학자들은 추측한다” 등으로 비교적 객관적 표현을 쓰고 있다. 밀러실험에 대해서도 짧게 실험내용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오파린 가설이) 밀러에 의해 최초로 입증되었다”라고 확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2) (주)금성출판사 : 자연발생설에 대한 생명 속생설의 내용을 설명한 것은 평형성에 부합하는 기술이었다. 밀러실험의 문제점인, 원시대기의 조성 문제, 번개의 빈도 등에 대한 문제점 지적은 돋보이는 기술이었다. 다만 생명 속생설을 주장하고서도, 최초의 생명에 대해서는 자연발생설을 주장하는 모순을 기술하고 있다. 

(3) (주)교학사 : ”깊은 바닷 속의 열수 분출구에서의 유기물 합성을 통해 원시지구의 환경에서 무기물로부터 지구 최초의 유기물이 합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단정적 표현을 쓰고 있다.

(4) 더텍스트 : 밀러실험의 문제점으로서 원시대기가 환원형이 아니며, 원시해양이 뜨겁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지적도 좋은 문제제기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복잡한 유기물들이 모여 세포와 같은 복합체를 형성한다면 그것이 생명체이며 세포일까? 만약 이러한 실험이 성공한다면 생명의 기원에 대한 비밀은 풀리게 될 것이다.”(p.170)  생명기원설에 대해서도 비교적 여러 학설을 균형 있게 소개하고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표현은 자가당착적 기술이라 할 것이다. ”최초 생명체만 무생물에서 탄생했으며, 그 이후에는 생물이 생물로부터만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5) 상상아카데미 : 비교적 무난한 기술을 하고 있다.

(6) (주)천재교육 (조현수 외 9인) : 현재 과학자들은 원시대기 조성이 밀러가 추정한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메테인과 암모니아 대신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와 질소가 존재하여 밀러의 실험조건에서는 유기물 형성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p.126) 

(7) (주)천재교육 (오필석 외 8인) : 밀러실험에서 대기성분이 환원형이 아니라는 사실과, 다른 대안으로 해저의 열수구에서 최초의 유기물이 합성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8) (주)미래엔컬쳐 (교사용 지도서) : 밀러의 실험과 오파린의 코아세르베이트 생성과정을 기정사실처럼 옹호하고 있는데, 두 이론 모두 가설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밀러이론에서는 원시가스가 산화형임을 지적하면서도 약한 산화형이므로, 마치 산소의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오도하게 기술하고 있다.

2) 문제점 제기

모든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내용 대부분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밝혀진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술적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1) 원시대기에는 정말로 산소가 없었는가?

(2) 산소가 있을 경우 합성된 화합물은 어떻게 되는가?

(3) 아미노산이 자발적으로 결합하여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이 가능한가?

(4) 생명체가 열수구에서 탄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5) 생명체가 외계에서 유입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6) 화학진화에 대한 일련의 기술 방식은 과학의 방법론 및 과학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어떠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가?

 

III. 화학진화에 대한 학술적 비판

1. 원시대기에는 정말로 산소가 없었는가?

   밀러가 유기물을 합성하기 위해 실험한 조건은 최초 오파린에 의해 제안되었고(Oparin, 1938) 후에 유리(Urey, 1952)에 의해 강조된 환원성 조건이었다. 즉, 수소, 메테인, 암모니아와 같은 환원성 기체와 수증기를 포함한 혼합 기체에 전기방전을 하여 아미노산을 비롯한 여러 유기물을 합성하였다. 이러한 원시대기에 대한 가정은 유리가 원시지구 대기조성이 성간가스 조성과 같을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했는데 시카고 대학의 브라운(Brown, 1952)은 지구 대기 중 불활성기체의 양을 측정하여 지구가 형성될 때 본래의 대기를 잃어버렸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주장은 후에 프린스턴 대학의 지구화학자 홀랜드(Holland, 1962)와 카네기 연구소의 지구물리학자 아벨슨(Abelson, 1966)에 의해 지지되었다. 아벨슨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메테인-암모니아 가정이 옳다면 이를 지지할 지구화학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 지구의 원시 메테인-암모니아 대기에 대한 증거가 무엇인가? 답은 그것을 지지하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메테인-암모니아 가설은 암모니아 성분을 고려할 때 특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 왜냐하면 원시지구의 암모니아는 재빨리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연구자요, 밀러의 오랜 조력자였던 Bada와 Lazcano는 밀러 실험결과 발표 50주년을 기념하는 ‘사이언스’ 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실었다(Bada and Lazcano, 2003).

”그러나 '원시 수프” 이론은 생명의 출현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인가? 현시대의 지구과학자들은 원시대기가 1953년에 밀러가 사용한 바와 같이 매우 환원성 조성을 지녔으리라는 것을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브링크만(Brinkmann, 1969)에 의하면 원시대기의 주요 성분이 수증기였다면 광분해에 의해 상당한 양의 산소가 생성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전의 수증기의 광분해와 그로 인한 지구대기 중의 산소의 발생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의 지질학적인 시간에 걸쳐 대기 중 산소의 양이 현재수준의 10-3배 이하였다는 결론으로 이끈다. 그러나 몇 가지 이 연구에 반대되는 특징들이 있다. (즉 O2 Schumann-Runge 띠의 유효흡수계수의 거리에의 의존성을 무시한 것과 물이 덜 주요한 흡수자일 때 물의 분해의 중요성을 무시한 것).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새로운 계산이 행해졌다. 당시의 산소의 수준은, 생물학적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도, 지금 수준과 상당히 근접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생화학적인 증거도 원시대기에 산소가 존재했음을 증거한다. 영국의 생물학자 Lumsden과 Hall (Lumsden and Hall, 1975)은 살아있는 세포가 산소의 파괴적인 효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효소인 superoxide dismutase가 유기체에 존재하는데 그 유기체의 조상은 광합성이 나타나기 전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여겨진다고 하였다. 그들은 그 효소는 광분해로부터 생성된 원시산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진화되었음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2. 원시지구의 대기가 환원성이라는 것은 화학진화를 주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가정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원시대기의 조성이 환원성이라는 가정은 현재로선 그 근거가 매우 희박하며 오히려 상당량의 산소가 존재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Walker (Walker, 1977)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원시대기 조성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조건에 의해 주어진다. 환원성 대기는 반드시 필요한 요구조건이다”.

마찬가지로 Fox와 Dose(Fox and Dose, 1977)도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지구의 원시대기가 초기 단계에 상당량의 산소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광범위하게 믿어지는 주된 이유는, 연구실에서 행해지는 실험이, 현재의 모델에 의해 설명되는 바 화학진화는 산소가 있으면 방해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982년에 열린 ”생명의 기원” 학회에서 참가자들은 초기 대기에 산소가 없었다는 것은 생명의 발달에 필요한 유기화합물을 합성하기 위해선 대기가 환원성이어야 하기 때문이란 견해에 동의했다.

이러한 견해를 가질 때 아무리 대기화학적, 생화학적인 증거를 내세워 초기 지구의 대기에 산소 상당량 존재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화학진화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선 그 어떤 과학적이 증거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Wells(Wells, 2000)에 의하면 이러한 시도는 마치 수레를 말 앞에 달려는 것과 같다. 밀러-유리 실험에서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이 합성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없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이 원시지구 대기가 산소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시지구 대기가 산소를 포함하고 있었다는 증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Towe(Towe, 1996)은 여러 논문을 리뷰한 뒤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앞서 논의된 14가지의 증거는, 전체적으로 함께 일별했을 때, 초기 지구는 자유산소를 포함하는 대기를 지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결론과 일치한다.”

”초기 지구에 대해 전 지구적인 비산소성 대기를 요구하는 증거는 기껏해야 미약할 뿐이다.”

따라서 지금은 밀러-유리의 실험은 역사적인 가치는 있을지 몰라도 과학적인 중요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Rana, 2011)

 

3. 산소가 있을 경우 합성된 화합물은 빠르게 분해될 것이다.

진화론자들도 원시대기가 산소를 함유하고 있으면 필요한 유기화합물이 제대로 합성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Oparin, 1966)

”무엇보다 우리는 오존 차단막과 매우 산화적 조건을 지닌 현재의 대기는 기체상태 모사실험에 대해 적합한 안내자가 아니라고 본다”.

밀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Miller and Orgel, 1974)

"생물학적으로 흥미있는 화합물의 합성은 단지 환원적 조건 (즉, 대기에 자유산소가 없는 조건) 아래에서만 일어난다”.

Hitching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공기에 산소가 있으면 첫 아미노산은 결코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합성이 안된다는 뜻). 산소가 없다면 아미노산은 우주선에 의해 씻겨 버렸을 것이다(분해된다는 뜻)”.

 

4. 아미노산이 자발적으로 결합하여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록 환원성 대기를 가정하고 여기에 번개와 같은 에너지가 가해져 아미노산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이들이 자발적으로 결합하여 생물학적 기능성을 갖는 단백질로 합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미노산은 정확한 순서로 결합되어야 하고 이렇게 합성된 단백질들은 세포내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놓여 있어야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은 아미노산의 합성보다 훨씬 일어나기 어렵다. 확률적으로도 열역학적으로도 이러한 과정은 거의 불가능하다. Hull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Hull, 1960)  

”이러한 논의로부터 얻어진 결론은 그것이 (생명체의) 자발적 발생이론에 정말로 치명적일 지도 모른다는, 가장 심각한 장애요인을 나타낸다. 첫째로 열역학적 계산에 의하면 가장 간단한 유기화합물이라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낮은 농도 밖에는 생산이 안된다. 둘째로 그러한 화합물을 합성하기 위해 요구된 반응들이 화합물들을 분해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보여진다”.

다음은 Hitching의 진술이다. (Hitching, 1982)

”다른 말로 하면 생명의 진화에 있어서 최초에 상대적으로 쉬운 단계(아미노산이 되는 것)로 나아가는 것조차 이론적 확률은 매우 낮다”.

Wal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Wald, 1955)

”우리가 관심 갖는 수많은 과정들에 있어, 평형점은 분해 쪽으로 상당히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발적 분해(원자적 자기 파괴 과정)가 자발적 합성(우연히 합체되는 과정)보다 훨씬 일어나기 쉽고, 따라서 훨씬 더 빨리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마치 참을성 있는 페넬로페가 오딧세우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 아니 훨씬 더 나쁘다: 매일 밤 페넬로페는 전날 짰던 천을 다시 풀지만, 여기서는 한 밤이 일 년의 또는 한 세기의 일을 쉽게 망칠 수 있다(유기물이 간신히 합성되었다 할지라도 순식간에 분해될 수 있다는 뜻, 역주)”.

 

5. 생명체는 열수구에서 탄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환원성 대기로부터 화학진화 과정 외에 또 다른 생명의 탄생 이론으로서 심해의 열수구로부터 생명이 탄생했다는 이론이 최근에 주목 받고 있다. 이는 심해의 열수구에서 여러 생명체가 발견되면서 주목 받기 시작하였고 일부의 과학자들이 열수구와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하여 올리고 펩타이드를 합성하여 이 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몇몇 일본 연구자들(Imai et al. 1999)은 생명체가 해저의 열수 분출구에서 생겨날 수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열수구의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하여 글리신 용액으로부터 헥사글리신(hexaglycine)을 합성할 수 있었고, 이 결과를 토대로 해저의 열수분출구가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실험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사용한 0.1 M 글리신의 농도는 실제 원시수프에서 기대되어질 수 있는 값보다 훨씬 높다. 만들어진 글리신도 산소가 있는 대기에서는 산화에 의해 파괴될 것이고 산소가 없다면 오존층도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자외선에 의해 파괴되었을 것이다. 현실적인 글리신의 농도는 이보다 훨씬 낮은 10-7 M 정도였을 것이다. 둘째로 열수상태에서는 합성된 물질이 중합되어 생명체에 필요한 생중합체를 생성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중합체는 불안정하여 높은 온도에서는 파괴되어 버린다. 이 점에 관해서 밀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Miller, 1996).

”우리는 높은 온도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압니다. 왜냐하면 유기물들이 고온에서는 단순히 분해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리보오스는 고온에서 73 분만에 분해됩니다. 그래서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해저 분출구에서 온도기울기에 대해 얘기합니다. 저는 이러한 기울기가 어떤 역할을 했을지 모릅니다. 제 생각으론 섭씨 0도에서 10도 사이라면 가능하다는 것이죠. 25도를 넘으면 안정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고온에서는 유전물질이 불안정함을 밀러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Levy and Miller, 1998)

”‘고온생명기원설’은 최초 유전물질의 구성성분이 열에 안정하다는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핵염기의 분해에 대한 반감기를 측정하였다. 그들은 지질학적인 시간대에 비해 짧다는 것이 밝혀졌다. 초호열성 균주의 생장온도인 100도에서 반감기는 너무 짧아 이 화합물들이 충분히 축적될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t1/2 for A and G ≈ 1 yr; U = 12 yr; C = 19 days). 그러므로 생명의 기원이 극도로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면(100년 미만), 고온생명기원설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아데닌, 우라실, 구아닌, 또는 시토신을 포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또한 생성된 올리고머 중 가장 긴 것은 헥사글리신으로서 일반적으로 수 백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보다 훨씬 짧다.

 

6. 생명체의 외계 유입설도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

   몇 과학 교과서에서는 외계에서 운석이나 소행성 등을 통해 생명체나 생명체에 필수적인 유기화합물이 지구로 유입되었다는 외계 유입설을 소개하고 있으나, 이는 우주에서 강한 자외선에 어떻게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할 때 운석이나 소행성이 높은 온도로 가열되는데 어떻게 파괴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가설은 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주 밖으로부터 포자가 지구상으로 전해졌다는 가설들의 핵심은 하나같이 지구에서는 우연히 생명체가 발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생명 포자' 이론은 생명이 어떻게 기원했는가에 대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생명이 어디에서 기원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러면 그곳에서는 생명이 어떻게 기원하게 되었는가? 더군다나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엄청난 복잡성, DNA 암호의 회로망,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 효소, 각 종들 안에서의 다른 구조들이나 활동성, 이 모든 것들은 생물 종들 사이를 뛰어넘을 수 없는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다.

 

7. 생명의 기원에 관한 과학 교과서의 기술방식은 과학의 방법론 및 과학을 하는 태도에 대해 심각히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생명의 기원으로서 화학진화설은 그 근거가 매우 희박하고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학 교과서가 밀러-유리 실험을 소개하며, 비록 그 한계점도 기술하긴 하지만, 화학진화가 실제로 일어났으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이미 파스퇴르에 생명속생설이 확립되었고 이 또한 여러 교과서가 기술하고 있으면서도, 생명의 기원에 관해서만큼은 화학진화가 일어났다고 어떠한 논리적인 설명도 없이 예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교과서의 기술방식은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매우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첫째, 화학진화를 기정사실로 가정해 놓고 여기에 맞는 증거와 방법을 찾는 것은  과학 자체에 대해 학생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과학은 여러 관찰 결과나 실험적 결과로부터 귀납적 방법을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학문인데 반해, 생명의 기원에 관해서만은 정 반대의 방법론을 취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에 대해 매우 잘못된 개념을 갖게 하며 실제로 후에 과학을 할 때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그에 맞는 증거를 찾거나 자신이 보고자 하는 현상만을 보려하는 태도를 갖게 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과학에서는 엄격히 금지된 것으로서 결코 은연중에라도 가져서는 안된다. 이에 관한 가장 큰 원인은 화학진화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화학진화를 진리로 가정해 놓고 생각하다 보니 비과학적 방법론을 교과서에서 기술하며 은연중 학생들에게 주입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여러 과학교과서에서 화학진화에 대한 내용 소개와 더불어 생명속생설을 소개하고 있다. 만일 생명속생설이 맞다면 무생명체에서 생명체가 되었다는 화학진화설은 틀린 것이 되어야 하는데도 모든 교과서에서 이에 관한 어떠한 논리적 설명도 없이 화학진화를 기술하고 있다. 최초의 생명체의 탄생에 관해서만은 생명속생설을 예외적으로 취급하고 있으나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은 비논리적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면을 고려할 때 현 과학교과서 모두 생명의 기원에 관해서만은 대단히 비과학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해 심각한 오류를 심어줄 수 있다.

 

IV. 결론

   이상의 논의로부터 화학진화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그 근본가정인 원시지구대기가 환원성이었다는 증거도 매우 빈약하다. 그럼에도 화학진화의 내용이 모든 교과서에 예외 없이 기술되어 있고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도 논리성이 결여되어 있어 과학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교과서의 화학진화 단원은 내용의 상당부분이 수정되거나 삭제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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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12, 국제학술대회 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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