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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ASSOCIATION FOR CREATION RESEARCH

기독교

인간배아복제, 과연 윤리적인가?

미디어위원회
2003-08-29

인간배아복제, 과연 윤리적인가?

박상은 


1. 들어가는 말

97년 봄, 영국 로슬린연구소에서 이안 윌멋 박사에 의해 돌리라는 양이 처음 복제된 이후 인간복제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 왔다.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8월 23일 과학자들이 인간의 수정란을 연구하는데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인간배아세포복제 연구지침을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선천적 기형과 파킨슨병, 각종 암과 당뇨병 환자들이 이 연구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며 새 기준은 시험관수정을 통해 얻은 배아에 한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정부는 그보다 앞선 8월 16일 의학연구 목적에 한해 수정 후 14일 이내의 초기 인간배아를 복제하는 치료용 복제연구를 허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98년 서울대 황우석교수에 의해 송아지 영롱이가 복제되면서 동물복제가 본격화되었고,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경희의대에서 초기인간복제실험이 성공되었다는 보고로 전 세계적인 논란을 야기시켰고, 라엘리언 교도들이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으로 인간복제신청을 접수하여 현재 9명의 한국인이 이미 복제신청을 마치고 조만간 인간복제에 들어가겠다는 보도를 접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인간복제논쟁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황우석교수가 체세포를 이용한 인간배아복제를 통해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보도되었고, 마리아불임클리닉의 연구소가 시험관아기 시술에 사용되고 남은 냉동배아를 이용하여 배아간세포를 분리하였다는 뉴스는 인간배아복제 논쟁을 더 뜨겁게 가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제기술은 세계 5위권 안에 이미 들어섰으며, 이와 유관된 불임치료술 역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기에 사실 인간복제를 위한 기술적인 준비는 완료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행 법률이 인간복제를 뚜렷이 금지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률마저도 생명공학육성법으로 생명공학을 국가적 차원에서 오히려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법률인 만큼 인간복제금지를 강력히 규정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여기에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생명공학을 장려하고 있으며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온갖 힘을 쏟는 오늘의 상황이 우리나라가 인간복제공장을 차리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라고 하는 인식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 인간배아복제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으나 매우 필요한 작업이라고 여겨진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인간배아복제의 과정에 관해 언급하고 이어서 이의 윤리적 문제점에 관해 피력하고자 한다.

 

2. 인간배아복제란?

인간복제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대로 핵을 제공하는 원본 인간과 같은 유전자를 가진 새로운 인간개체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하는데, 인간배아복제는 그와 다른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가?  그렇지 않다.  모든 인간복제는 엄밀히 말하면 인간배아복제인데, 복제된 개체의 생존을 배아상태로 한정하여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이는 인간을 낙태한다기보다 태아를 낙태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덜 끔직한 것처럼 인간복제보다 배아복제라는 표현이 인간의 죄의식을 조금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도로 사용되리라 짐작된다.

인간복제는 크게 둘로 나눠 생식용 개체복제와 치료용 배아복제로 나누는데, 인간배아복제는 주로 질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의 추출에 있으므로 치료용 배아복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이를 생식용으로 바꾸어 개체를 복제해낼 수 있으므로 이 둘을 구별하여 관리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복제기술 역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생식세포의 복제와 체세포의 복제가 그것이다.  생식세포는 분화전능이 있어서 뇌세포나 유방세포로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인데 반해, 체세포는 뇌세포, 유방세포와 같이 세포의 특성이 이미 결정되어진 세포를 말한다.  생식세포의 복제는 수정란을 사용하는데 수정란이 8세포로 분열하였을 때 세포를 감싸고 있는 막을 단백질 분해효소로 녹여 세포를 각각 분리한 후 여기서 핵을 추출한 다음, 이를 핵을 없애버린 난자와 결합시키면 8개의 새로운 수정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반복하며 아울러 수정란을 냉동보관한다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만큼의 개체를 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체세포의 복제는 생식세포 대신 성장한 체세포를 이용하는 것으로 체세포의 핵을 탈핵난자에 전기충격을 이용하여 핵치환시킨 후 세포가 분화되도록 하는 것이다.(5)

 

3. 생명의 시작은 언제 부터인가?

생명의 시작에 관해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는데, 수정순간을 시작으로 보느냐, 착상, 심박동개시, 뇌파 작동 시점, 자체 생존가능 시점, 분만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의학적으로 생명의 시작은 어느 순간일까?  정자가 여성의 질에 들어가면 20분 내에 나팔관에 도착하게 되고 여기서 난자를 만나 결합하게 되는데, 하나의 정자가 난자에 들어가면 수정란이 되면서 순식간에 막이 형성되어 다른 정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기전을 작동한다.  이 수정란에는 정자의 23개의 염색체와 난자의 23개의 염색체가 합쳐져 이미 46개의 인간의 염색체를 가지게 된다.  이것은 하나의 세포에 불과하지만 독특하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이며 또한 완전한 개체이다.  이 수정란에 영양분과 산소만 계속 공급되면 성장발육하여 성인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8번 세포분열할 무렵 자궁에 착상하게 되고, 41회 세포분열 할 때 쯤이면 바깥 세상을 구경하게 되며, 45회 세포분열하면 어느새 어른이 되는 것이다.(6)  즉 수정란 이후의 과정은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어느 한순간을 선을 그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점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수정 시점을 생명의 시작으로 보는 관점이 가장 의학적이라 생각된다.

 

4. 인간배아복제의 윤리적 문제점

생명의 시작이 수정 시점부터라는 의학적 논거를 받아들일 때, 인간의 가치는 과학자들이 인위적으로 구분해 놓은 시기에 의해 변화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수정란과 배아가 가치에서 차이가 날 수 없으며, 배아와 태아가 생명의 존엄성에서 구별될 수 없으며, 신생아와 영아가 인간의 가치적 관점에서 차이를 둘 수 없는 것이다.

미국 클린턴 정부가 14일 이전의 전배아(배아를 자신의 목적에 따라 구분하였음)에 대한 실험을 사실상 인정하였는데, 이는 수정 후 14일이 세포덩어리에서 조직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13일과 14일은 구별될 수 없으며, 14일과 15일 역시 이전과 이후를 생명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변화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즉 14일을 생명의 기점으로 잡는 행위는 논리적이지 못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으며, 인간의 생명이 정부의 결정에 의해 규정될 수 있는 하찮은 존재로 전락하게 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또한 배아복제 과정을 통해 수많은 인간배아들이 손상받으며 상당부분의 배아들은 폐기처분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작은 인간들이 현미경 하에서 갖은 폭력을 당하며 무참히 살해되는 셈이다.  생명윤리학자들이 21세기를 현미경적 폭력의 시대로 예고대로 항거할 수 없는 연약한 인간배아는 거대한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복제된 인간배아를 이용하여 암과 같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술을 개발해낼 수 있으며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장기공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식분야에 획기적인 해결책을 가져올 수 있으며, 나아가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지닌 여분의 인간을 냉동보관함으로 언제든지 이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도덕적 지위를 지닌 존재로 다른 무엇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다. 인간은 그자체로 목적적 존재이기에 아무리 그 혜택이 크다 할지라도 수단적 존재로 여겨져서는 안될 것이다. 당장의 눈 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바람에 인간의 존엄성, 생명의 고귀함이 짓밟힌다면 이는 오히려 인류역사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배아복제는 인간개체의 정체성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시키며,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아울러 그동안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부부간의 유성생식을 통해 자녀를 출산해 오던 전통이 무너져 내리고, 남성과 여성이 필요치 않는 무성생식이 가능함으로써 인간사회의 버팀목이었던 가정마저도 여지없이 파괴될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즉 이러한 인간배아복제를 단지 과학적 행위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며, 사회학적, 인류학적, 철학적 및 종교적 차원에서 다루어야 하며 이를 위한 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복제실험은 소영웅주의 내지 실용주의적 이기주의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5. 맺는 말

식량자원의 보다 획기적인 확충과 우량품종의 보존과 번성을 위해서라면 복제기술의 활용은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생태계를 보존하는 방편으로도 충분히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심장판막수술에 사용되는 돼지의 판막을 다량 얻기 위해 적합한 돼지의 다량 복제가 질병퇴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물 복제에 있어서도 자연의 질서가 파괴되고 환경의 변화로 인한 대혼란이 올 수 있을 것이므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은 인간의 다스림과 경작의 대상이 되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과 섬김의 대상일지언정 다스림과 경작의 대상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며 결코 타인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즉, 복제인간 논쟁의 주된 핵심은 바로 세계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인간을 동물에서 진화되었다고 믿으며, 인간이 생명을 지배하고, 생명 자체의 신성을 부인하고 생명의 질을 중요시하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물질만능주의 세계관 하에서는 복제인간은 얼마든지 해도 되는 과학기술의 하나일 뿐일 것이다.

또 한 가지 과학의 오류는 할 수 있다면 다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념이다.  무엇인가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이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핵전쟁으로 인류를 파멸시키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해도 되는 일은 결코 아닌 것이다.  기술의 진보가 반드시 더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으며 오히려 윤리의 퇴보일 수 있다.

인간배아복제는 신이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신비로운 성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로 엄청난 불행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성감별을 통한 선택적 분만과 인공유산을 자행하므로 야기되는 숱한 문제들을 경험함으로 인간이 생명을 조절하려고 할 때 치러야 할 가정과 사회의 파괴를 알고 있다.  벌써부터 행해지고 있는 태아실험이나 유전자조작, 원숭이와 인간의 교배실험 등은 인간배아복제로 야기될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과학이라는 이름 하에서라면 무슨 일도 용납되는 것일까? 윤리를 상실한 과학은 마치 브레이크 없이 비탈길을 질주해 달려 내려가는 덤프트럭과도 같다.  우리는 곧 닥쳐올 낭떠러지의 비참한 말로를 모른 채 덤프트럭 위에서 환호를 지르는 아이들처럼 인간복제를 가능케 한 과학의 승리를 내심 자랑스러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출처 -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링크 - http://www.bioethic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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